(작성: 2008.06.17.)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은 무엇일까요?
관절염, 특히 퇴행성 관절염은 중·장년층에서 흔하게 발병하는 질환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무릎·손목 등 뼈와 뼈가 만나서 관절을 이루는 부위에 있는 ‘연골’이 닳아서 주로 생기는 병이지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은 연골을 형성하는 중요한 성분이기 때문에, 이 약들을 먹으면 연골 손상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고 또한 연골 세포의 성장을 촉진시켜 관절염에 효과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2.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의 효과가 좋다는 임상 연구가 많다구요?
2000년도 이전에는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친 제제가 퇴행성 관절염에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꽤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이런 연구들은 연구기간이 너무 짧거나 연구모델설정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어요. 이들 연구 대부분은 이 약들을 생산하는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 연구였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글루코사민 효능을 광고하는데 널리 인용되는 ‘Glucosamine sulfate use and delay of progression of knee osteoarthritis’라는 논문은 2002년 발표되었습니다. 3년간에 걸쳐 위약(밀가루약)과 글루코사민을 비교하여 관절 사이가 얼마가 좁아지는가를 조사한 이 연구는 글루코사민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논문으로 인용됩니다. 하지만 나중에 이 연구는 일관성 없는 방식의 연구 모델 문제로 인해 비난에 직면합니다. 물론 이 연구의 스폰서는 전 세계적으로 글루코사민을 판매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로타(Rotta) 제약회사입니다.
제약회사들이 지원한 임상 연구들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습니다. 제약회사들은 자사 제품에 불리한 연구 결과는 은폐하거나 마치 효과가 있는 것처럼 왜곡해서 발표하기도 하지요. 한 예로 올해 초 미국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회사 GSK와 릴리 등은 자사의 우울증 치료제 임상 시험의 1/3은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이유로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사 제품의 효과를 과장함으로써 의료인과 환자들을 속여 온 것이지요.
그렇다면 국가 예산으로 실시된 임상 시험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의 효과에 대해서 논란이 계속되자 미국국립보건원은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진통제, 위약(밀가루약)의 효과를 비교하는 시험을 6개월에 걸쳐 시행하였습니다. 이 결과는 2006년 2월에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은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은 위약과 비교해서 별반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들 약제를 복용했을 때 통증 감소를 느낀 환자는 64%였는데요. 위약을 복용한 환자들 중 60% 정도가 비슷한 정도의 통증 감소를 경험했다고 합니다. 단지 4%의 효과 차이가 있는 것이지요. 즉, 이 약을 드시고 효과가 있었던 분들은 밀가루로 만든 약을 드시고도 거의 똑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부작용은 없나요?
일반적으로 이들 제제는 큰 부작용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주의해야 할 사항은 몇 가지가 있어요. 글루코사민은 당질의 일종이기 때문에 혈당을 높일 수 있으니 당뇨병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새우, 게(글루코사민의 원료) 등 갑각류에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들도 주의해야 합니다.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을 동시에 복용했을 때 천식 발작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되고 있습니다.
스웨덴 당국에 따르면 혈관부종, 고콜레스테롤혈증, 두드러기, 대장염 등 글루코사민 관련 부작용 보고가 86건(2001년-2006년)이 있었다고 합니다.
홈쇼핑에서 보면 건강식품으로 많이 판매하던데요.
의약품과 건강식품(보통 건식이라고 부르지요)은 많이 다릅니다. 의약품으로 허가를 얻기 위해서는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하는 많은 자료를 식약청에 내야 합니다. 그러나 건식은 이러한 자료를 제출할 필요가 없습니다.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즉, 의약품과 비교해보았을 때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하는 절차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글루코사민의 경우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도 효과를 증명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건식으로는 더더욱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