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12년 5월 14일)
고(高) 카페인 음료에 중독되는 청소년들
작년(2011년) 8월 세계 1위의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상륙하면서 ‘핫식스’, ‘번인텐스’, ‘몬스터에너지’ 등 카페인을 다량 함유한 에너지 드링크가 어느새 우리 생활에 파고들어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 에너지 드링크의 시장 규모는 작년 8월 대비 연말에 300% 상승하였으며, 롯데칠성의 ‘핫식스’ 매출도 작년 대비 466% 상승하는 등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이는 동네 편의점의 음료수 코너를 살짝만 둘러보아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에너지 드링크들은 우리 눈에 잘 띄는 곳에 자리 잡아서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에 지친 학생들과 직장인들에게 끊임없이 달콤한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에너지 드링크는 에너지를 높여서 피로를 잊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직장인들은 평상시는 물론 술을 덜 취하게 하기 위해 술과 섞어 마시기도 한다. 심지어 중고생들은 시험 기간에는 10병도 마신다는 소식도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음료들은 고함량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로서 카페인의 각성효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고함량 카페인 음료를 물 마시듯이 자주 마셔도 괜찮은 것일까?
카페인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적당한 카페인 섭취는 졸음을 줄여주고, 피로를 덜 느끼게 하며,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등 긍정적인 면이 일부 있어 카페인은 의약품의 성분으로서 사용되기도 한다. 의약품 오남용시 부작용을 동반하듯이 카페인 역시 과잉 섭취하게 되면 불면증, 신경과민, 집중방해, 메스꺼움, 속 쓰림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고함량의 카페인 섭취는 극심한 흥분, 떨림, 심한 심장 박동 증가 등이 나타난다. 게다가 지속적인 카페인 섭취는 카페인 중독으로 이어져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에 해가 된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에게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미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을 과잉 섭취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불면증이 1.9배, 기상 시 피로감은 1.8배로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Orbeta et al, 2006). 이미 2008년 미국과 독일에서는 고함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에너지드링크에 대해 담배와 비슷한 수준의 경고 표시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카페인의 일일섭취량을 성인 400mg, 임산부 300mg, 통상 체중 50㎏ 청소년은 125㎎으로 권장하고 있다. 에너지 드링크 한 캔(250~473㎖)에는 62.5 ~ 164㎎의 카페인이 들어 있어 한 두병만 마셔도 청소년의 경우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기게 된다.
이렇듯 에너지드링크의 오남용이 문제되자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청소년의 무분별한 고(高)카페인 음료 섭취를 예방하고 안전한 카페인 섭취를 알리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더불어 고(高)카페인음료의 카페인 함량 및 주의문구를 2013년 1월 1일부터 의무적으로 표시토록 하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개정하였다.
이런 카페인의 오남용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많은 우려와 경고가 있었음에도 지난해 카페인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전환되어 슈퍼판매가 이루어지고, 외국의 고카페인 함유 에너지 드링크가 수입 허용되면서 카페인의 과잉 섭취 기회는 많아졌다.
이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서 끝나지 않고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고(高)카페인 음료 섭취를 막기 위해 올바른 정보제공을 넘어서 음료업체의 과도한 광고 제한, 학교와 교육당국에서의 교육과 홍보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약자지껄#4] 공부할 때도, 놀 때도, 나른할 때도 에너지 드링크 - 고(高) 카페인 음료에 중독되는 청소년들 |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http://www.pharmacist.or.kr/node/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