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08.03.14)
먹는 피임약은 어떤 약일까요?
1960년대에 최초로 개발된 피임약은 인류의 위대한 발명 121가지 가운데 하나로 당당히 선정될 만큼 여성 해방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먹는 피임약의 개발로 여성들이 스스로 피임의 권리를 갖게 되었고, 그래서 먹는 피임약을 20세기 여성해방을 낳게 했던 세기의 발명품이라고 하지요. 현재 피임약은 전 세계적으로 약 1억명의 여성들이 복용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잘 지켜서 복용하면 피임 성공률이 약 98% 정도라고 해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피임약은 모두 두 가지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요. 에스트로겐(보통 여성호르몬으로 많이 알고 계시죠)과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이 바로 그 구성 성분입니다.
이 두 가지 성분 중에서 프로게스테론 성분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피임약은 2세대와 3세대 피임약으로 나뉩니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2세대 피임약은 미니보라, 에이리스, 쎄스콘, 트리퀼라 등이 있고, 3세대 피임약은 머시론, 마이보라, 미뉴렛 등이 있어요. 최근에 한국에서 허가받은 신약, 야스민이라는 약도 있구요.
3세대 피임약과 2세대 피임약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보통 3세대 피임약은 2세대 피임약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고들 많이 이야기해요. 3세대 피임약이 2세대보다 더 나중에 출시된 신약이기도 하구요. 3세대 피임약은 1세대나 2세대 피임약의 일반적인 부작용인 여드름, 다모증 등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1980년대 개발된 약입니다. 2세대와 비교해서 구역질, 울렁거림 등의 증상이 더 적고 피부에도 좋다고 선전을 많이 하지요.
그래서 보통 요즘은 피임약 복용을 시작할 때 3세대 약물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예요. 더군다나 새로 출시된 야스민은 피부에도 좋고, 살도 찌지 않는 좋은 피임약이라고 광고를 많이 하고 있어요.
과연 신약이 예전 약보다 좋은 걸까요?
피임약은 2세대이건 3세대이건 피임 효과는 다 비슷하다고 합니다. 특별히 최신약이 더 효과가 좋은 건 아니라는 거죠. 그렇다면 문제는 안전성 측면인데, 과연 최신에 나온 약이 예전에 나온 약보다 더 안전할까요?
우리는 첨단시대에 살고 있죠. 매일매일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예요. 1년 전에 나온 TV나 차보다는 오늘 나오는 제품이 더 좋고, 아마도 1년 후에는 더 좋은 상품이 나올거라는 막연한 믿음과 기대를 가지고 살고 있어요.
하지만, 약은 좀 다릅니다. 오히려 예전에 나왔던 약들이 지금 나오는 약보다 더 효과도 좋고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어요. 그 대표적 예가 피임약인데 2세대 피임약이 이후에 나온 3세대 피임약보다 더 안전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왜 제약회사들은 더 효과도 없고 안전하지도 않은 약을 만드는 걸까요? 제약회사들이 만들어 낸 약 중 이전 약보다 효과가 좋은 약은 단지 15%에 불과하고 나머지 85%는 이전 약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는 약들이라고 합니다. 이전의 효과 좋은 약들은 특허가 없어서 더 이상 고가를 받을 수 없게 되면 쓰레기통에 버리고, 이전 약보다 더 나아진 효과도 없는 약들을 만들어서 특허를 걸고, 비싼 값으로 팔아먹기 위해 제약회사들은 그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어요.
3세대 피임약이 2세대 피임약보다 더 위험한 이유!
피임약도 부작용은 있어요. 모든 의약품이 그러듯이 말이죠.
보통 먹는 피임약의 부작용은 약간의 울렁증부터 시작해서 생명을 위협하는 정맥혈전증 (정맥에 핏덩이가 생기는 병으로서 이 핏덩이가 폐로 들어가면 폐색전으로 진행되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질병)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