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14. 07.28)

꼭꼭 숨어라! 타이레놀 찾을라~

타이레놀이 약국 문을 나섰습니다. 도착한 곳은 편의점.

사람들의 눈길과 손길에 타이레놀은 더욱 익숙해졌지요. 하지만 당신 눈에 보이는 타이레놀이 과연 전부일까요? 꼭꼭 숨은 타이레놀, 어디 숨어서 무얼 하고 있을까요?

타이레놀은 무슨 약?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으로 만들어진 진통제**입니다. 여기서는 **통칭해서 타이레놀이라 부르겠습니다.** 보통 진통제를 먹으면 속이 쓰리지요. 진통제가 위벽을 자극해서 그렇습니다. 타이레놀은 그런 부작용이 적습니다. 그래서 위염이 있는 환자에게 많이 쓰입니다. 위염이 있는 두통 환자에게 타이레놀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먹으라고 한 만큼 먹어도 안전하지 않다!

타이레놀과 관련하여 가장 크고 위험한 부작용은 간독성입니다. 간부전, 간이식, 사망까지 초래합니다. 미국에서 타이레놀 때문에 발생한 급성 간부전 사례는 1998년 28%에서 2003년 51%로 증가했습니다. 미국 내 급성 간부전의 가장 큰 원인은 더 이상 간염 때문이 아니라 타이레놀 부작용 때문이라고 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제약사가 먹으라고 권장하는 용량 내에서도 이미 간이 공격을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의학저널인 JAMA에 따르면 권장용량을 복용한(1일 최대 용량 4000mg) 건강한 성인들조차 간이 손상되어가는 징후를 보였다고 합니다. 결국 이 시험은 간효소(ALT) 수치의 심각한 증가로 초기에 중단되고 맙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조차도(FDA) 타이레놀은 효과를 보이는 용량과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는 용량 간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할 정도였지요.

여기저기 널려있는 타이레놀

한국에서 타이레놀의 부작용이 더욱 걱정되는 이유는 타이레놀이 너무 여기저기 널려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타이레놀 성분은 딱히 타이레놀이라 적혀있는 약에만 들어 있는 게 아닙니다. 감기약에도, 콧물약에도, 기침약에도, 관절약에도, 심지어 한방액제 감기약에도 들어있습니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약에 타이레놀이 들어와 있을 수 있다는 거지요. 감기약 두 알, 두통약 한 알, 쌍화탕 한 병만으로도 당신의 간은 헐떡이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타이레놀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나?

2009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세트아미노펜을 325mg 이상 함유한 복합제 전문약이 간에 위험하다고 발표해왔습니다. 2011년 1월 FDA는 325mg 이상 함유한 제제를 시장에서 철수할 것을 제약사에게 요구했고 이를 쫒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발표합니다. 환자들이 이런 저런 약을 먹다 보면 너무 과다하게 아세트아미노펜을 많이 복용할 수 있어 간독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에는 이런 전문약 복합제 진통제가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미국 FDA는 타이레놀을 325mg 이상 먹는다고 효과가 더 높아진다고 볼 수 없는 반면 간독성 위험은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