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2010.10.11)
2010년 2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은 이소트레티노인(isotretinoin)의 설명서 경고란에 이 약의 복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피부 부작용(다양한 형태의 홍진, 스티븐- 존슨 증후군(SJS) 독성 피부 괴사(TEN))을 추가 했습니다. 이로서 A4용지 8장에 이르는 미국의 이소트레티노인 복약 안내서(medication guide)는 더 길어지겠지요.
이소트레티노인(로아큐탄 등)은 어떤 약일까요?
먹는 여드름 치료제인 이소트레티노인(상품명 :로아큐탄Ⓡ 외 21종)은 심한 중증의 여드름에 쓰이는 가장 효과 좋은 약이지만, 태아의 기형이나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등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악명 높은 약이기도 합니다. 먹는 항생제를 포함한 다른 여드름 치료제가 모두 실패했을 때에만 고려해 볼 수 있는 이 약은 여드름 치료제의 마지막 카드라고 할 수 있어요.
이소트레티노인(로아큐탄 등) 무엇이 문제인가요?
이 약을 처방받은 환자의 90%가 경험하는 안구건조, 코, 입안의 점막건조의 부작용은 애교수준입니다. 80%가 경험하는 피부 박리나 구강, 구순염도 흔하고 보편적인 부작용 중 하나죠.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이소트레티노인은 태아의 기형이나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최기형성 약물이기 때문에 가임여성, 임산부, 수유부에게는 절대 금기이며 이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중단 후 한달이 지나기 전까지는 헌혈도 엄격하게 금지되어야 합니다.
둘째, 이소트레티노인은 혈액 내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당뇨, 비만, 알코올 중독, 고지혈증 등의 지방과 관련된 질환이 있을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하며 이 때문에 복용시엔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합니다.
셋째, 이소트레티노인은 우울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약은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환자가 충분히 이해한 후에 사용되어야 합니다. 의사와 약사는 이소트레티노인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부작용에 대한 예방 방안을 알려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안전성 관리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식약청에서는 다빈도 처방이면서 부작용 우려가 큰 의약품 20종에 대한 환자용 복약 안내서를 2009년 7월 처음으로 발간했습니다(식품의약품 안전연구원 제작). 이소트레티노인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복약 안내서의 발행이 의무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의사와 약사는 이 약의 복용환자에게 부작용에 대한 간단한 주의사항만을 전달할 뿐 이어서, 복용환자들이 이 약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기 힘듭니다. 왜 좋은 자료도 활용이 안될까요? 복약안내서 발행이 의무화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선 어떻게 안전성 관리를 하고 있을까요?
유럽의 경우, 의약품의 인허가 정보는 Summary of Product Characteristics (SPC)를 통해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고, 전문의약품의 경우 전문가용과 환자용을 구분하여, 환자에겐 환자용 의약품 설명서(Patient Information Leaflet)를 통해 환자 눈높이에 맞춘 의약품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마련하였습니다.